다시 해도 재미있는 게임
군대에 있으면서 게임을 몇 개 했습니다.
우선 디아블로 2 + 확장팩을 싱글로 헬 난이도까지 클리어했고,
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을 갖고 가서 모든 미션을 다 깨보기도 하고,
스타 미션을 해보기도 하고(이건 조금 하다 말았지만),
창세기전 2, 템페스트, 창세기전 3를 클리어하기도 했습니다.
돌이켜보니 엄청 많이 했군요. -_-;
하지만 위 게임들 중에서 다른 게임들은 모두 처음한 거였지만 창세기전
시리즈는 모두 이미 했던 것을 리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해도 또 새
로운 재미가 있더군요.
창세기전의 의미
창세기전 시리즈는 1편부터 시작해서 3 파트 2까지, 그야말로 한국 게임업
계에서 패키지 게임의 대표 선두 주자 역할을 해왔습니다. 2편의 10만장 신
화부터 시작해서 매 편마다 대성공을 거두며, 척박했던 게임시장에 투자를
이끌어오고 무수한 매니아를 양산했습니다.
실제로 창세기전의 외전 합본이나 3 합본들은 지금도 시장에서 2만원이 넘
는 가격에 팔리고 있고(용산에 갔다가 놀랬습니다), 창세기전 2 밀봉 패키
지는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다고 하더군요.
그리고 아울러 창세기전 시리즈가 끝나자 소맥은 마그나카르타를 새로운
시리즈를 육성하려고 했지만, 이건 또 대박 망했죠. 뭐 마카가 망한건 온라
인 게임들과는 관계없지만, 아무튼 이후 소맥은 PC용 게임의 패키지를 포기,
다른 업체들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넘어가던 터라 국산 PC 패키지 시장은 사
실상 고사상태가 되었습니다.
즉 국산 PC 패키지의 흥망성쇠를 같이한 대표적 게임이다...라고 말하고
싶군요.
제 개인적으로도도 창세기전의 의미는 큽니다. 아무래도 감수성이 예민했
던 중학교, 고등학교 때 접했던 게임이라서 그 스토리라든가 캐릭터들이 더
와닿더군요. 나름대로 스토리라든가 계보를 다 외우기도 하고(웃음).
3의 경우엔 2가 끝난 이후 외전만 연속 2개 발표하며 애간장을 태우던 소
맥이 발표한 첫 정식 후계작으로, 뭣보다도 템페스트에서 천사 운운하며 아
스트랄로 날아가버린 스토리를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해 가장 관심이 쏠렸습
니다. 처음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로 홍보라든지, 시스템이라든지, 캐릭
터라든지 이런 건 아무 관심도 못 끌었었지요.
드디어 나온 3. 대단한 반향이었습니다. 판매량도 엄청났었던 것 같고. 각
게시판도 시끄러웠죠. 전 그 때 돈이 없어서 나중에 샀는데, 역시 그 명성
대로 버그는 엄청났지만 시스템 자체는 전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
었습니다.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3가 시리즈 전체 중에서 가장 완성도
높은 일종의 완성판이 아닌가 합니다.
오늘의 관점에서 본 창세기전 3의 외양.
물론 3D 그래픽과 5.1 채널 사운드가 기본인 현 시점에서 몇 년 전 게임을
같은 선상에서 본다면 정말 볼상 사나운 게임이지만, 그래도 지금 플레이하
기에 그렇게 고통스러운 게임은 아닙니다.
그래픽은 2D로서는 엄청난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. 광원이라든지, 각
종 효과들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고, 1024*768로 해상도를 올려서 보면 정말
극상의 그래픽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. 다만 이 해상도로 플레이하면 숫자들
이 잘 안 보이는데 이건 어쩔 수 없겠지요...
단 위 내용은 전투시 화면이고, 이벤트 내용은 640*480 해상도 고정입니다.
1024로 보다가 640으로 이벤트 내용을 보면 위화감이 강렬한게, 800이상 고
해상도용 이벤트 그래픽도 넣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죠.
물론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은 다 그렇지만, 플레이 시간에 비해 BGM이 너
무 짧고, 적습니다. 듣고, 듣고, 또 듣다 보면 결국 Music을 죽이고 윈앰프
를 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. 물론 한정된 용량에 CDDA 음악은 무리가
컸겠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Midi는 어땠나 하는 생각도 드는 건 사실입니다.
당시 컴퓨터 사양상 MP3는 무리고...
효과음들은 대부분 마음에 듭니다만 저 같은 경우엔 메카닉류라든가 총 발
사음이 좀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. 그냥 제가 저음을 너무 좋
아하는 걸지도...
요즘 나오는 게임(특히 지금은 PS2나 XBOX용 게임과도 맞짱 떠야 하는 시대
가 되었죠)에 비하면 확실히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긴 하지만, 그렇다고 해
서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인 건 아닙니다. 이 게임이 그래픽 좀 보고 사운드
좀 듣자고 하는게 아닌 이상 더욱 그렇죠.
SRPG로서의 창세기전 3.
SRPG가 뭔가 하는 고리타분한 잡설은 그만두겠습니다.
SRPG는 게임 구조상 제작자에게 단 2개만 잘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.
하나는 감동적이고 뒤를 궁금하게 만들며 결국 다음 판을 하지 않고는 못
배기게 하는 스토리 텔링이고, 하나는 재미있고 스릴있고 캐릭터 키우는 재
미가 있어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적을 척살하게 만드는 전투입니다. 창세기
전이 재미있다는 건, 결국 이 두 부분이 서로 재미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
는 얘기이기도 합니다.
3의 스토리는 크게 투르 제국의 이야기인 시반 슈미터, 팬드래건 왕국의 이
야기인 크림슨 크루세이더, 게이시르 제국의 이야기인 아포칼립스 3개로 나
뉘어 있습니다. 이 이야기들은 서로 뿌리 뻗고 자라다가 게임의 후반부에서
하나가 되지요. 무수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서로간의 성격을 드러내며 이 장
대한 이야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정말 놀랍습니다. 플레이어가 전혀 골치를
썩이지 않고 3개 국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고, 전체적인 이야기가 돌아
가는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.
그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국가간의 큼지막한 스케일의 이야기 대신 캐릭터
개인 간의 애증이 얽히 이야기가 전개됩니다.
제가 개인적으로 파트 2의 마무리 때문에 창세기전의 스토리를 별로 좋아하
지는 않지만, 이 스토리 텔링만큼은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.
다만 몇몇 군데는 전혀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, 언급만 한 번 하고 휙 다음
으로 넘어가서는 다시는 얘기도 없는(심넬과 올리비에 얘기라든지) 캐릭터
들은 좀 아쉽더군요. 그리고 창세기전 대대로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필드 내
이벤트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. 크림슨 크루세이더 쪽에서 몇몇을 아군으
로 끌어들이는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그 이후 후속 이벤트가 전혀 없으니 아
군 증강 외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. 그나마도 없어도 되는 애들 뿐이니...
전투... 재미있습니다. 아군 캐릭터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. 이 게임에
선 레벨제가 없고 대신 경험치가 100을 돌파할때마다 어빌리티를 하나씩 배
울 수 있습니다. 그리고 특정 어빌리티를 만족하면 전직을 하게 되지요. 보
통은 상위 직업이나 상위 직업에 필요한 어빌리티를 배울 수 있는 동급의 다
른 직업으로 전직하게 되는데, 이 게임에선 특히 원래 달고 나오는 직업보다
아예 다른 계열로 전직해버리면 괴물이 되는 캐릭터가 몇 있어서 색다른 재
미를 더해줍니다. 뭐 누구나 다 아는 심넬 램버트라든지, 죠안 카트라이트
같은 애들이 있지요.
적들도 꽤 다양한 편입니다. 특히 전작인 창세기전 2에서 제국측 애들이 이
름만 다른 제국기사(같은 기사인데 돌격기사, 구축기사, 제국기사, 암흑기사
등등...)였던 것이나 파트 2의 적들이 Only 아델룬인 것에 비하면 파트마다
완전히 다른 적들이 나오기 때문에 마치 3개의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줍니다.
물론 색깔놀이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의식이 되지 않습니다.
다만 창세기전 대대로의 특징이지만 난이도가 꽤 낮습니다. 초반에는 아군
이 약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만 초필만 등장하면 그야말로 학살전
이 전개되지요. 적은 약하고, 아군은 강하고, 초필있겠다, 모았다가 학살.
이렇게 되니 지겨워지고 결국 끝에 가면 dukja(적 전멸 치트키) 남발을 하게
됩니다. 재미있게도 이건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 특징입니다. 2에서부터 단
한 화도 빠짐없이 같은 양상이 전개된다는 것에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지...
항상 느끼는 거지만 소맥은 밸런싱에 상당히 취약한 편입니다. 신경을 안 쓰
는 건지...
프로그램으로서 얘기하자면 창세기전 3는 불안합니다. 중간에 계속 튕기죠.
그나마 옛날처럼 컴을 통째로 쥐고 자폭해버리지는 않으니 다행이지만 적 학
살을 위해 기술을 발동했는데(세이브도 없이) 튕기면 난감합니다... 덕분에
중간 세이브하는 버릇은 착실히 들였군요.
마무리.
사실은 3를 부대에서 엔딩보고 오긴 했는데 뭔가 미진한게 많아서(플랑드르
도 안 꼬셨고, 무영릉도 안 깼고, 유성검도 안 빼았았고, 시반 슈미터 애들
전원 시반 블레이드 전직 대업이라든지) 다시 하려고 했었습니다. 그러나 사
회에 나와보니 할 게임은 무수히 많고 시간은 없더군요. 그래서 중간에 접고
이렇게 마무리 소감을 씁니다.
PC 패키지 시장... 솔직히 2년 동안 무수히 많은 게임이 나와있을 줄 알았
는데 완전히 고사상태라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. 2004년인데도 90년대에 나온
게임이 몇만원에 팔리고, 2003년에 나온 최신작이 쥬얼로 만 원 이하에 팔리
는 부조리한 시장. 이미 PC는 온라인, 오프라인은 PS2 내지는 XBOX로 이동이
완료된 것 같더군요. 하지만 아직도 기대를 하는 게임은 몇 있습니다. 언제
나올 진 모르지만 토탈 2라든지, 발더스 3라든지, 네버윈터 나이츠 확장팩등
이 있군요.
안타까운 점은 제가 기다리는 게임 중 국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, 그리고 앞
으로도 오프라인 게임은 국산 명작이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.
과연 이대로 끝인지... 패키지 게임으로서의 명작이 나오기를 바래봅니다.
왜 온라인이 아니고 패키지 게임이냐구요? 전 울온을 하는 중이라서... :)
P.S : 개인적으로 CGW의 촌철살인의 리뷰를 굉장히 닮고 싶습니다만...
수련이 필요하군요. 쓸데없이 길어져.
군대에 있으면서 게임을 몇 개 했습니다.
우선 디아블로 2 + 확장팩을 싱글로 헬 난이도까지 클리어했고,
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을 갖고 가서 모든 미션을 다 깨보기도 하고,
스타 미션을 해보기도 하고(이건 조금 하다 말았지만),
창세기전 2, 템페스트, 창세기전 3를 클리어하기도 했습니다.
돌이켜보니 엄청 많이 했군요. -_-;
하지만 위 게임들 중에서 다른 게임들은 모두 처음한 거였지만 창세기전
시리즈는 모두 이미 했던 것을 리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해도 또 새
로운 재미가 있더군요.
창세기전의 의미
창세기전 시리즈는 1편부터 시작해서 3 파트 2까지, 그야말로 한국 게임업
계에서 패키지 게임의 대표 선두 주자 역할을 해왔습니다. 2편의 10만장 신
화부터 시작해서 매 편마다 대성공을 거두며, 척박했던 게임시장에 투자를
이끌어오고 무수한 매니아를 양산했습니다.
실제로 창세기전의 외전 합본이나 3 합본들은 지금도 시장에서 2만원이 넘
는 가격에 팔리고 있고(용산에 갔다가 놀랬습니다), 창세기전 2 밀봉 패키
지는 1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다고 하더군요.
그리고 아울러 창세기전 시리즈가 끝나자 소맥은 마그나카르타를 새로운
시리즈를 육성하려고 했지만, 이건 또 대박 망했죠. 뭐 마카가 망한건 온라
인 게임들과는 관계없지만, 아무튼 이후 소맥은 PC용 게임의 패키지를 포기,
다른 업체들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넘어가던 터라 국산 PC 패키지 시장은 사
실상 고사상태가 되었습니다.
즉 국산 PC 패키지의 흥망성쇠를 같이한 대표적 게임이다...라고 말하고
싶군요.
제 개인적으로도도 창세기전의 의미는 큽니다. 아무래도 감수성이 예민했
던 중학교, 고등학교 때 접했던 게임이라서 그 스토리라든가 캐릭터들이 더
와닿더군요. 나름대로 스토리라든가 계보를 다 외우기도 하고(웃음).
3의 경우엔 2가 끝난 이후 외전만 연속 2개 발표하며 애간장을 태우던 소
맥이 발표한 첫 정식 후계작으로, 뭣보다도 템페스트에서 천사 운운하며 아
스트랄로 날아가버린 스토리를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해 가장 관심이 쏠렸습
니다. 처음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로 홍보라든지, 시스템이라든지, 캐릭
터라든지 이런 건 아무 관심도 못 끌었었지요.
드디어 나온 3. 대단한 반향이었습니다. 판매량도 엄청났었던 것 같고. 각
게시판도 시끄러웠죠. 전 그 때 돈이 없어서 나중에 샀는데, 역시 그 명성
대로 버그는 엄청났지만 시스템 자체는 전 시리즈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
었습니다. 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3가 시리즈 전체 중에서 가장 완성도
높은 일종의 완성판이 아닌가 합니다.
오늘의 관점에서 본 창세기전 3의 외양.
물론 3D 그래픽과 5.1 채널 사운드가 기본인 현 시점에서 몇 년 전 게임을
같은 선상에서 본다면 정말 볼상 사나운 게임이지만, 그래도 지금 플레이하
기에 그렇게 고통스러운 게임은 아닙니다.
그래픽은 2D로서는 엄청난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합니다. 광원이라든지, 각
종 효과들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고, 1024*768로 해상도를 올려서 보면 정말
극상의 그래픽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. 다만 이 해상도로 플레이하면 숫자들
이 잘 안 보이는데 이건 어쩔 수 없겠지요...
단 위 내용은 전투시 화면이고, 이벤트 내용은 640*480 해상도 고정입니다.
1024로 보다가 640으로 이벤트 내용을 보면 위화감이 강렬한게, 800이상 고
해상도용 이벤트 그래픽도 넣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죠.
물론 플레이 시간이 긴 게임은 다 그렇지만, 플레이 시간에 비해 BGM이 너
무 짧고, 적습니다. 듣고, 듣고, 또 듣다 보면 결국 Music을 죽이고 윈앰프
를 트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. 물론 한정된 용량에 CDDA 음악은 무리가
컸겠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Midi는 어땠나 하는 생각도 드는 건 사실입니다.
당시 컴퓨터 사양상 MP3는 무리고...
효과음들은 대부분 마음에 듭니다만 저 같은 경우엔 메카닉류라든가 총 발
사음이 좀 약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. 그냥 제가 저음을 너무 좋
아하는 걸지도...
요즘 나오는 게임(특히 지금은 PS2나 XBOX용 게임과도 맞짱 떠야 하는 시대
가 되었죠)에 비하면 확실히 좀 떨어지는 건 사실이긴 하지만, 그렇다고 해
서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인 건 아닙니다. 이 게임이 그래픽 좀 보고 사운드
좀 듣자고 하는게 아닌 이상 더욱 그렇죠.
SRPG로서의 창세기전 3.
SRPG가 뭔가 하는 고리타분한 잡설은 그만두겠습니다.
SRPG는 게임 구조상 제작자에게 단 2개만 잘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.
하나는 감동적이고 뒤를 궁금하게 만들며 결국 다음 판을 하지 않고는 못
배기게 하는 스토리 텔링이고, 하나는 재미있고 스릴있고 캐릭터 키우는 재
미가 있어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적을 척살하게 만드는 전투입니다. 창세기
전이 재미있다는 건, 결국 이 두 부분이 서로 재미있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
는 얘기이기도 합니다.
3의 스토리는 크게 투르 제국의 이야기인 시반 슈미터, 팬드래건 왕국의 이
야기인 크림슨 크루세이더, 게이시르 제국의 이야기인 아포칼립스 3개로 나
뉘어 있습니다. 이 이야기들은 서로 뿌리 뻗고 자라다가 게임의 후반부에서
하나가 되지요. 무수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서로간의 성격을 드러내며 이 장
대한 이야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정말 놀랍습니다. 플레이어가 전혀 골치를
썩이지 않고 3개 국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고, 전체적인 이야기가 돌아
가는 모습을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.
그리고 또 어떤 곳에서는 국가간의 큼지막한 스케일의 이야기 대신 캐릭터
개인 간의 애증이 얽히 이야기가 전개됩니다.
제가 개인적으로 파트 2의 마무리 때문에 창세기전의 스토리를 별로 좋아하
지는 않지만, 이 스토리 텔링만큼은 정말 인정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.
다만 몇몇 군데는 전혀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, 언급만 한 번 하고 휙 다음
으로 넘어가서는 다시는 얘기도 없는(심넬과 올리비에 얘기라든지) 캐릭터
들은 좀 아쉽더군요. 그리고 창세기전 대대로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필드 내
이벤트가 거의 제로에 가깝습니다. 크림슨 크루세이더 쪽에서 몇몇을 아군으
로 끌어들이는 이벤트가 있긴 하지만 그 이후 후속 이벤트가 전혀 없으니 아
군 증강 외엔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. 그나마도 없어도 되는 애들 뿐이니...
전투... 재미있습니다. 아군 캐릭터 키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. 이 게임에
선 레벨제가 없고 대신 경험치가 100을 돌파할때마다 어빌리티를 하나씩 배
울 수 있습니다. 그리고 특정 어빌리티를 만족하면 전직을 하게 되지요. 보
통은 상위 직업이나 상위 직업에 필요한 어빌리티를 배울 수 있는 동급의 다
른 직업으로 전직하게 되는데, 이 게임에선 특히 원래 달고 나오는 직업보다
아예 다른 계열로 전직해버리면 괴물이 되는 캐릭터가 몇 있어서 색다른 재
미를 더해줍니다. 뭐 누구나 다 아는 심넬 램버트라든지, 죠안 카트라이트
같은 애들이 있지요.
적들도 꽤 다양한 편입니다. 특히 전작인 창세기전 2에서 제국측 애들이 이
름만 다른 제국기사(같은 기사인데 돌격기사, 구축기사, 제국기사, 암흑기사
등등...)였던 것이나 파트 2의 적들이 Only 아델룬인 것에 비하면 파트마다
완전히 다른 적들이 나오기 때문에 마치 3개의 게임을 하는 느낌마저 줍니다.
물론 색깔놀이가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의식이 되지 않습니다.
다만 창세기전 대대로의 특징이지만 난이도가 꽤 낮습니다. 초반에는 아군
이 약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가 있지만 초필만 등장하면 그야말로 학살전
이 전개되지요. 적은 약하고, 아군은 강하고, 초필있겠다, 모았다가 학살.
이렇게 되니 지겨워지고 결국 끝에 가면 dukja(적 전멸 치트키) 남발을 하게
됩니다. 재미있게도 이건 창세기전 시리즈 전체 특징입니다. 2에서부터 단
한 화도 빠짐없이 같은 양상이 전개된다는 것에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지...
항상 느끼는 거지만 소맥은 밸런싱에 상당히 취약한 편입니다. 신경을 안 쓰
는 건지...
프로그램으로서 얘기하자면 창세기전 3는 불안합니다. 중간에 계속 튕기죠.
그나마 옛날처럼 컴을 통째로 쥐고 자폭해버리지는 않으니 다행이지만 적 학
살을 위해 기술을 발동했는데(세이브도 없이) 튕기면 난감합니다... 덕분에
중간 세이브하는 버릇은 착실히 들였군요.
마무리.
사실은 3를 부대에서 엔딩보고 오긴 했는데 뭔가 미진한게 많아서(플랑드르
도 안 꼬셨고, 무영릉도 안 깼고, 유성검도 안 빼았았고, 시반 슈미터 애들
전원 시반 블레이드 전직 대업이라든지) 다시 하려고 했었습니다. 그러나 사
회에 나와보니 할 게임은 무수히 많고 시간은 없더군요. 그래서 중간에 접고
이렇게 마무리 소감을 씁니다.
PC 패키지 시장... 솔직히 2년 동안 무수히 많은 게임이 나와있을 줄 알았
는데 완전히 고사상태라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. 2004년인데도 90년대에 나온
게임이 몇만원에 팔리고, 2003년에 나온 최신작이 쥬얼로 만 원 이하에 팔리
는 부조리한 시장. 이미 PC는 온라인, 오프라인은 PS2 내지는 XBOX로 이동이
완료된 것 같더군요. 하지만 아직도 기대를 하는 게임은 몇 있습니다. 언제
나올 진 모르지만 토탈 2라든지, 발더스 3라든지, 네버윈터 나이츠 확장팩등
이 있군요.
안타까운 점은 제가 기다리는 게임 중 국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, 그리고 앞
으로도 오프라인 게임은 국산 명작이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.
과연 이대로 끝인지... 패키지 게임으로서의 명작이 나오기를 바래봅니다.
왜 온라인이 아니고 패키지 게임이냐구요? 전 울온을 하는 중이라서... :)
P.S : 개인적으로 CGW의 촌철살인의 리뷰를 굉장히 닮고 싶습니다만...
수련이 필요하군요. 쓸데없이 길어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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